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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시가 지나간다

동굴 밖으로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떤 행동을 결정하기 전까지 많은 망설임과 주저가 있다. 동굴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도 그렇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페리아고게(periagoge)이다. 플라톤은 철학의 시작을 페리아고게라고 말하였다. 시의 시작 또한 페리아고게(periagoge)이다. 고개 돌리는 행위는 현실에 대한 회의와 부정에서 시작된다. 부정의 힘으로 시는 발아하여 싹을 틔운다.

 고개를 돌려서 다른 곳을 발견한 시선은 골똘해지고 뜨거워진다. 햇볕을 모은 돋보기가 종이를 태워 불을 만들듯 사물과 현상은 다른 모습으로 변전하여 여러 가지 얼굴로 다가온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목소리, 이전에 감지되지 않았던 감각이 있다. 차를 타고 가다 낯선 곳에 내려 두리번거리는 사람 같다. 그곳에 지도가 없다. 어디로 갈지 어디서 머물지 정해진 것이 없다. 무작정이다. 작정하지 않고 다가가면 무정형의 세계를 만나 흔들리고, 춤추고, 마침내 불타오르게 된다. 그 순간 시가 폭발한다. 처음 보는 물질이다. 낯선 시는 낯설게 다가와 설레게 하고 가슴 뛰게 한다. 밑줄까지 그으며 시의 행간에 몸을 끼워 넣는다. 비로소 신대륙의 첫 정착민이 된다.

 

그리고, 광장은, 동굴에서 나온 시들이 지나는 곳이다.

시는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그동안 한국 시단과 잡지들은 아서 단토가 말한 예술의 종말 이전의 시를 운위하고 있는 데서 몇 걸음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시는 무엇인가? 원고 청탁을 통해 잡지 신작시 란에 실린 그것인가? 미술관에 걸린 그림처럼 시집이라는 캔버스 속에 담긴 활자들인가? 아니면 낭만파 시인들이 말한 인스피레이션이나, 네루다의 “언제, 어떻게 왔는지 잘 모를 어떤 건드림”인가? 시인이 발표한 시는 그대로 원전인가? 때로, 오독한 시가 더욱 강한 전율을 발생시키는 경우를 본다. 그곳이 시가 계속 쓰이는 곳이고, 독자/시인이 생성하는 지점이다. 우리는 들뢰즈의 시뮬라크르적 문제 의식으로 시를 보려고 한다. 그럴 때, 작품으로서의 고정된 시가 아닌, 존재, 경험, 사건으로서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하는 『모:든시』는 그래서, 살아있는 시의 육체성에 주목한다. 만져지는 시. 책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는 인쇄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맥루한 식으로 이야기하면 시라는 매체와 종이(책)이라는 매체는 서로 친하지 않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육체로서의 시는 귀가 만지는 시이다. 잡지 제호의 장음 표시는 육체성을 표시하는 문신처럼 보이기를 바란다. 청각은 촉각보다 심장에 이르는 길이 짧아서, 즉각 심장이 반응을 보이게 한다. 한편, 섬세해서, 존재의 개별적 파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한다. 본래 시는 주술적 힘을 가진 영혼의 음성이었고, 노래였다. 그동안 잡지들은 너무도 쉽게 시의 죽음을 이야기해왔다. 우리는 시의 회귀와, 부활을 말하려 한다. 음성 재생 기술과 사회적 네트워크 전파 기술을 활용해, 시의 육체성을 되살려, 시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독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우리는 발전된 기술을 적극 채용하고자한다. 과학이 과학만으로 발전할 때 제어할 수 없는 파국에 대한 상상도 있고, 인공지능(AI)의 진화를 재앙으로까지 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인류에게는 인문학과 시가 있다. 시가 닿아야 테크놀로지는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한다. 역으로, 테크놀로지는 종이책의 한계에 봉착해 점점 멀어지는 독자들에게 시를 전파하는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시가 테크놀로지를 채용하면서 여러 가지가 가능해졌다. 발간 후 곧 사라지는 시집이 아니라,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시집이 펼쳐진다. 미래의 세대들이 좋아하는 매체인 사진에 시를 실어 전파할 수도 있다. 음원처럼 제작된 시와, 심지어 시집 전체를 무한정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시를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제작해, 자본주의의 첨단으로 내몰려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가까운 친구로 다가가면서 독자들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모:든시』는 종이잡지이면서, 사이버상에 구축된 시집 출판 플랫폼 《세상의 모든 시집》과 한 몸이다. 출판 환경이 악화되면서 출판계도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군소 출판사, 소형 서점들이 사라지고, 대형 서점 판매대에 진열되는 시집은 갈수록 줄고 있다. 대형출판사로 시집출판이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생기는 한편, 일반 출판사들은 시집 출판을 꺼리고, 종의 다양화가 위협받으면서 시인 소외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출판/유통구조의 왜곡을 넘어 시인이 직접 자신의 시집을 출판하고 독자에게 유통하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작품 발표의 장으로서도 시집 출판 플랫폼은 더욱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해 잡지에 실을 시와, 시-소설, 평론을 상시 투고 받는다. 잡지 편집진은 플랫폼에 올라오는 새로운 시집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계절별로 편집 회의를 거쳐 좋은 시와 시집, 시인을 선별해 발굴하고 조명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플랫폼이 세상의 모든 시민들이 시 쓰기를 꿈꾸며 시의 대중화를 도모한다면, 『모:든시』는 시 예술의 전위, 고급화를 추구한다. 한편, 우리는 노래로서의 시 공연, 시-힙합 공연등을 마련해 독자들과 즐기고, on/off로 시 창작 교실을 운영하는 등, 시 창작/향수의 대중화/고급화를 위한 여러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이 없이 사이버세계와 종이 잡지를 오가며 시의 통로와 광장을 넓혀나갈 것이다. 하늘을 나는 알바트로스 새로 상징되는 시인의 시대는 지나갔다. 시인들도 시를 쓰지 않는 시간에는 열심히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개똥지빠귀 시인, 딱새 시인 등이 제각각 고유한 목소리를 내면서 서로 다를 뿐, 서열화 될 수 없다. 『모:든시』는 어떤 경향성을 띠고, 나누고, 배제하는 등의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시들이 더불어 백화난만하도록, 등단 여부나 유, 무명을 가리지 않고 작품 위주의 발표 지면을 제공하고, 독자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잡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원고료 현실화, 정부의 지원 제도 개선 노력 등등 우리 시단에 산적한 여러 현안들도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시를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조금 전 어떤 전율이 몸을 지나갔다. 그렇게 시를 경험하고 바라 본 세상은, 조응해, 달라진다. 이 황홀한 지나다님의 통로와 광장을 새롭게 펼치면서 동굴 속에서 잉태된 당신이라는 시를 초대한다. 『모:든시』는 최초의 방향, 최초의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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